다자이후 텐만구를 보고나서 저는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으로 향했습니다. 후쿠오카에서의 시간이 많았지만, 이 날부터는 이모님과 사촌동생과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야구에 관심은 저만 있었기 때문에, 오시기전에 빨리 야구와 관련된 관광지는 모두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은 흔히 야후 돔으로도 불리는데, 저는 처음에 우리가 알고있는 검색엔진 야후와 연관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연관이 있었습니다. 후쿠오카에 연고지를 두고있는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모기업은 소프트뱅크인데,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야후 재팬에서 명명권을 구입해서 후쿠오카 야후재팬 돔으로 불리다가, 2013년부터 야후 옥션을 줄여서 야후오쿠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으로 가려면 가급적이면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후쿠오카의 교통체증도 느낄 수 있고 좋습니다.) 후쿠오카 돔 근처에는 지하철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운 역이 도진마치 역인데, 이 곳에서도 15분 이상 걸어가야 야후오쿠 돔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버스 노선도를 몰라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마침 1일권을 구매해서 버스비로 또 교통비를 쓰고 싶지 않기도 했습니다. 보통 이런 비시즌 기간에는 야구장 앞에는 사람이 없기 마련인데,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제가 갔던 이 날부터 3일동안 산다이메 제이소울 브라더스(三代目 J Soul Brothers)의 콘서트를 야후오쿠 돔에서 개최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는 아래에서 다시 적도록 하겠습니다. 콘서트때문에 야구장 가는 길부터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6시 30분부터 콘서트가 시작되었는데, 제가 방문한 시간은 1시였습니다. 그런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제가 야후오쿠 돔에서도 특히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은 오 사다하루 박물관이었습니다. 오 사다하루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의 전부를 보냈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감독생활을 하면서 두 팀의 레전드가 된 사람입니다. 특이한 점은,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대만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이승엽 선수가 2003년 아시아 신기록인 시즌 56호 홈런을 치기전까지, 아시아 신기록인 55호 홈런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왕정치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오쿠 돔에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이 있는 이유는, 이 팀에서 무려 14년간 감독을 했기 때문입니다.(한국에서 요즘 감독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생각해보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영구결번으로 지정이 되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요미우리와 소프트뱅크의 콜라보상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22년 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좌투좌타 1루수로 뛰었습니다.
그가 살아왔던 어린 시절의 모습들, 그가 어렸을 때 즐겨먹었던 음식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정말 박물관의 느낌이 났습니다. 롯데 팬의 입장에서 故최동원 선수를 위한 박물관도 하나 지어졌으면 하는 자그마한 소망이 있습니다.
오 사다하루 기념관의 입장료는 1000엔입니다.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는 얼마의 가치를 매기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충분히 1000엔의 가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꼭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과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곳에서도 야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커튼을 걷으면 야구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날은 커튼을 쳐놓아서 이유를 물어보니, 콘서트 준비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산다이메 제이소울 브라더스(三代目 J Soul Brothers)이라는 그룹의 이름을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는데, 너무나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오 사다하루가 감독 재임시절에 찍힌 사진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 팀도 아니고 두 팀에서 레전드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멋있었습니다. 한국은 아직 야구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두 팀에서 인정받는 레전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박물관 반대편에는 이렇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이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야구공을 직접 던져보면서 구속을 측정할 수도 있고, 주자가 직접되어 견제를 받아볼 수도 있고, 배팅 스피드를 측정해 볼수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코엑스에서 이런 비슷한 행사를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라서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반가웠습니다.
저는 최대로 던져도 겨우 시속 92km밖에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새삼 프로야구 선수들의 구속이 얼마나 뛰어난 지 알게되었습니다. (유희관 선수 느리다고 욕할게 아닙니다.)
오 사다하루 박물관에 있는 기념품 점에서도 이렇게 많은 상품을 팔고 있었지만, 직원이 여기서 나가면 바로 있는 소프트뱅크 샵에 가면 더 많은 굿즈를 살 수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오 사다하루 박물관을 찍으려고 하다가 카메라를 잠깐 오른쪽으로 옮겨서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도 함께 찍었습니다. 제가 콘서트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기다리는 문화에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원래 이렇게 하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줄이 정말 길었습니다. 야구장을 한 바퀴 빙 둘러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곳이 소프트뱅크 호크스 샵입니다. 저 곳은 제가 가봤던 야구장 샵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눈이 완전 돌아갔었습니다. 저 곳까지 줄을 서계시는 모습을 보니, 지금 생각해도 징그럽습니다. 저 곳에서 9팀의 머플러를 구매했는데, 꽤 많은 돈을 지출했습니다. 계산 산하시는 분도 '얘 뭐지"하는 모습으로 저를 보시길래, 그냥 왓카나이부터 여행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코다테를 지나 혼슈로 갔을 때부터 제가 왓카나이를 여행하고 왔다고 하니 다들 놀라는 표정을 보였습니다. 일본인들도 정말 가기 힘든 곳이라고 합니다. 특히 일본인은 JR패스도 구매를 할 수가 없어서 돈도 더 많이 든다고 합니다.
좋은 콘서트가 되길 바라면서, (야구장 내부를 못 봐서 원망이 훨씬 컸지만) 야후오쿠 돔을 빠져나왔습니다.
야후오쿠 돔 바로 옆에는 힐튼 호텔이 위치해있는데, 처음에 이 야구장을 지을 때는 호텔을 바로 옆에 지어서 호텔 객실에서 야구경기를 볼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후쿠오카 돔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유일의 개폐식 지붕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닫아놓고 경기를 한다고 하는데, 이유는 바로 옆에 병원이 있어 민원이 자주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야후오쿠 돔을 구경한 저는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공원인 오호리 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오호리 공원 포스팅은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댓글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답니다!
'2017 일본횡단(from Hokkaido to kyushu)'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여행 16일차 (1) - 나가사키 원폭낙하 중심비(Hypocenter Cenotaph, 原子爆弾落下中心地碑) (0) | 2017.05.08 |
---|---|
일본 여행 15일차 (3) - 시내 한 가운데에 있는 넓은 공원, 오호리 공원(Ohori Park, 大濠公園) (0) | 2017.05.03 |
일본 여행 15일차 (1) - 여기도 저기도, 어딜봐도 한국인 뿐이었던 다자이후 텐만구 (Dazaifu Tenmangu, 太宰府天満宮) (0) | 2017.04.27 |
일본 여행 14일차 (4) - 5년만에 돌아온 후쿠오카(Fukuoka, 福岡) (0) | 2017.04.26 |
일본 여행 14일차 (3) - 카프! 카프!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MAZDA Zoom-Zoom stadium スタジアム 広島) (1) | 2017.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