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돗토리에서 오카야마로 가는 날이었습니다. 역시 날씨는 좋지 않았습니다. 돗토리에서는 첫 날만 날씨가 좋았고, 그 다음부터는 날씨가 그다지는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체크아웃을 하는데 호텔 직원분께서 저보고 일본어를 잘한다고 칭찬해주었습니다.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일본어를 일본에서 딱 한달 공부하고 여행을 시작했거든요. 그런 칭찬을 들으니까 마치 제가 일본어를 정말 잘하는 사람인가 하는 착각이 들더라구요. 날씨와는 다르게 홀가분하고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해봤습니다.
점점 캐리어가 무거워지는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 삿포로에서 여행을 시작할 때도 이미 가득차서, 눈물을 머금고 삼각대를 버렸었는데, 자석, 엽서, 결정적으로 스타벅스 텀블러를 하나하나 구매하다보니 점점 캐리어가 무거워 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4바퀴짜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바퀴였으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돗토리 역의 모습입니다. 사진에는 눈이 오는 것처럼 찍혔는데, 비가 내리고 있던 모습이었습니다. 날씨가 2월 말로 넘어가다보니 점차 따뜻해지고 있었습니다. 나가노에서 패딩을 버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돗토리에서 오카야마를 가는 것도 생각보다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물론 간단하게 갈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중간에 노선이 민간 기업이 만든 노선이라, 추가 요금을 내야합니다. 저는 굳이 추가요금을 1850엔이나 낼 생각이 전혀 없어서 요나고를 거쳐서 오카야마로 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한 두시간 더 걸리긴 하지만, 일본에서 1850엔이면 할 수 있는게 한 두개가 아닙니다.
요나고 역에 도착하니 코난 기차가 이렇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내렸던 플랫폼과는 방향이 반대라서 육교를 건너서 코난 기차를 찍으려고 하는 순간, 기차는 출발하고 말았습니다. 다급하게 기차를 찍었습니다. 캐리어를 들고 뛰려니 힘들더라구요. 그렇다고 캐리어를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요나고 역도 얼마 있지는 않았지만, 전 날에 이미 와서 그런가 친숙했습니다. 확실히 여행을 하면, 처음가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드디어 오카야마 역에 도착했습니다. 오카야마 역에 내린 순간 가장 처음 느낀 감정은, '와, 크다'였습니다. 오카야마 역은 신칸센도 다니는 규모가 꽤 큰 역이었습니다. 오카야마 시도 규모가 큰 도시더라구요. 왜 이런 사실을 이제야 처음 알았을까요. 한국에서 계획을 짤 때는 오카야마도 돗토리처럼 작은 소도시일거라고 생각을 하고 왔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오카야마에서 묵었던 숙소는 오카야마 리버사이드 호텔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바로 옆에 하천이 하나 흐릅니다. 왜 자꾸 일본인들은 하천을 강으로 표시하는 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분명 아닌 건 아닌건데 말이죠. 호텔 로비의 모습인데, 음료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사우나도(남성전용)있어서 저는 참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곳은 여성분들이 쓰시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숙소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1박2일 동안 봤던 고객 모두가 남자더라구요. 그리고 밤에는 아저씨들이 여기서 술 먹고 놀아서 시끄럽기도 했구요. 저야 뭐, 아무도 쉽게 건들지는 않는 편이라서 괜찮았습니다.
오카야마에는 이렇게 트램이 있었습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트램이 있는 도시는 규모가 꽤 있는 도시라는 점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트램조차 없는 도시, 트램만 있는 도시, 트램과 전철이 모두 있는 도시, 전철만 있는 도시 순으로 규모가 점점 커지더라구요. 트램이 있다는 것은 교통 수요는 많은데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는 뜻이겠죠?
가다보니 꽃집도 나오고 조용했습니다. 오카야마는 오카야마 역 주위만 시끌벅적하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와도 이런 분위기의 카페나 상점들이 많더라구요. 여유가 조금 더 있었더라면 이 곳에 있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바쁘지만 않았어도 갔을텐데, 아쉽네요.
오카야마에도 예외없이 이렇게 아케이드 상점가가 있습니다. 다만 아케이드 상점가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삿포로를 제외하고 제가 갔던 아케이드 상점가는 사진처럼 거의 사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역 주위에는 사람이 항상 많았는데, 왜 잘만들어진 상점가에는 사람이 없는 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우리는 이렇게 지으면 사람들이 꽤 많이 찾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오카야마 트램의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꽤 귀엽게 지었더라구요. 하지만, 트램은 생각보다 교통체증을 크게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버스보다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저야 항상 이렇게 관광객의 입장으로 트램을 바라보지만, 부산에 이런 게 생긴다고 생각하면, 극구 반대하고 싶습니다. 저는 오카야마 시내를 이렇게 대충 둘러보고 오카야마 성으로 향했습니다. 오카야마 성도 꽤 예쁘다고 들었는데(안 예쁜 성은 어딘지 정말 궁금하네요) 이 날따라 날씨가 너무나도 좋아서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카야마 성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가급적이면 글의 비중을 조금 더 높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 정보를 드리고자 하는 목적도 물론 있지만, 저 사진을 다시 보면서 제가 그 때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다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글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댓글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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